코임브라 에어비앤비에 체크인을 할 때 호스트를 직접 만나서 숙박서류를 작성했다. 요즘엔 체크인도 열쇠함으로 하고 인적사항도 온라인으로 신고를 했는데 종이에 직접 받아가는 방식이 신선했다. 체크인은 약국으로 와서 직접 호스트를 만나서 한다고 되어 있을 때부터 의심을 했어야 했는데... 하여튼 좋은 인상을 주고받기 위해서 웃으며 체크인을 하려고 노력했다. 나에게 영어를 좀 하냐고 묻길래, "a litte..."이라는 겸손한 대답을 내놓았더니 호스트의 눈빛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변하는 게 느껴졌다. 그러면서 tourist tax를 한 사람당 3유로씩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포르투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것이라서 좀 당황이 되었지만 뭐 내야 되는 거니까 그런가 보다 하고 아이까지 해서 9유로를 주었다.
만국 공통인 것들이 몇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사기를 칠 때의 사람들의 행태이다. 말이 많거나, 말이 빨라지거나 계속 전화를 한다거나 하면서 자세한 설명 또는 질문을 피하는 느낌이 들면 그건 백퍼 날 속여먹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체크인 내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풍기던 집주인, 16세 이상에게만 받아야 하는 Tourist tax를 아이 거까지 받아가셨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다 친절한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경험하고 나니 뭔가 씁쓸했다. 물론, 이나라 사람들이 다 그런 것이 아니고 케바케겠지만 이런 곧 들통날 거짓말을 버젓이했다는 것이 더 나를 화나게 했다. 나를 얼마나 호구로 본 것인가, 영어를 a little 한다고 했더니 자기가 복도에 버젓이 붙여놓은 안내문도 읽을 줄 모른다고 생각한 걸까? 생각할수록 괘씸했다. 그래서 난 다음날 점심때쯤 약국으로 찾아갔다.
처음부터 따지는 건 호전적으로 비춰질것 같아서 먼저 세탁기를 써야겠는데 세제가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세제는 내가 사야 한단다. 내가 좀 난감해하니까 대단한 호의를 베푸는 것처럼 한 번은 자기가 줄 것이고 다음번은 사서 쓰란다. 일단은 그러겠다고 했다. 그러고 나서 나는 네가 어제 내 아들의 세금까지 잘못받아간 것 같다고 얘기를 했다. 그랬더니만 직원 약사들 앞에서 좀 모양새가 빠진 이 호스트는 말을 더듬으면서 아이가 12살이 넘은 줄 알았단다. 개뿔. 왜냐하면 어제 아이에게 몇 살이라고 물어서 8살이라고 이야기해 줬고 아이에게 용돈도 자기 손으로 주었기 때문이다. 아니, 그리고 16살 이상인데 12살은 또 뭔가. 뭔가 대단히 주먹구구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끝까지 변명 일색. 어쨌거나 나는 3유로를 돌려받았고 거듭 자기가 착각을 해서 미안하다고 하는 주인양반에게 이해한다는 말로 체면을 세워주고 올라왔다. 약국도 꽤 크고 보아하니 지역 유지쯤 되어 보이시던데 3유로에 너무 쪼잔하셨다. 관광지에서 길게 영업하시려면 그러시면 안 되죠. 요즘같이 인터넷이 발달한 세상에서 내가 어떤 후기를 남길 줄 알고 말이다.
포르투갈 에어비앤비 호스트들 중에는 영어를 잘 못하는 호스트들이 다수 있다. 젊은 사람들은 기본 회화가 되지만 어르신들은 그렇지 못하다 보니 무슨 일이 생겨서 전화통화를 하게 될 때면 서로 난감할 때가 많다. 하지만, Guarda처럼 전혀 영어가 안되도 손짓발짓으로 친절을 보여줬던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영어를 하면서도 사람 봐가면서 속여먹으려고 드는 사람들도 분명 있다. 그러니 항상 정신 잘 차리고, 뭔가 불이익을 당했다 싶으면 그냥 조용히 다음날이라도 가서 그 내용을 이야기하면 된다. 그럼 대부분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아준다. 사람들이 대부분 친절하다고 해서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며, 불이익을 당했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는 큰일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냥 해프닝이고 그런 일들은 어디서든 살다 보면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웃어넘기는게 정신건강에 좋다.
https://youtube.com/shorts/xEU8CB5J8AE?feature=share
https://youtube.com/shorts/YZnXZE6UwWA?feature=share
'유럽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Hoje, 포르투갈 7. 포르투갈의 디테일 (Lousa 로우자) (0) | 2023.07.02 |
---|---|
Hoje, 포르투갈 6. 포르투갈에서 뭐 먹고 살아요? (Porto 우리마트) (0) | 2023.06.21 |
hoje, 포르투갈 4. 코임브라 토요일 쇼핑 (페레이라 보르게스 코르크 샌들) (0) | 2023.06.11 |
hoje, 포르투갈 3. 세상의 아이들은 다 똑같다 (코임브라 서울치킨 콜라) (0) | 2023.06.11 |
hoje, 포르투갈 2. 일요일의 히베이라 광장 버스킹 (Porto 동루이스 다리) (0) | 2023.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