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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생활

Hoje, 포르투갈 6. 포르투갈에서 뭐 먹고 살아요? (Porto 우리마트)

by 호재 유럽 2023.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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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포르투갈에 와서 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많이 받은 질문은 거기는 어때요? 와
근데 뭐 먹고살아요? 였다. 사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도 한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뭐가 문제일까 싶었다. 일단 빵이나 파스타나 포르투갈 음식 입에 맞는 거 먹음 되고
아니면 쌀을 사서 밥을 해 먹어도 되고 하니 음식이 큰 문제가 될 것 같진 않아서
뭐 먹고 사는지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와닿지 않았다. 나뿐만 아니라 남편이나 아들도
한식에 집착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공수한 재료는 자른 미역 과 쌈장과 고춧가루 정도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조화인지 이제는 못 먹는다고 생각하니 계속 한식에 집착을 하게 되었다.

 

또 포르투갈에 온 그다음 주에 아이는 코감기에 걸렸고 훌쩍거리는 아이를 보니 더욱 국물생각이 간절해졌다.

우리는 포르투에 있는 Woori 한국 마트에 가서 참기름과 국간장과 라면과 햇반등을 잔뜩 샀다.

거의 십만 원에 가까운 지출을 해서 재료를 사가지고 와서 그날 해먹은 음식은 떡만둣국이었다.
국물낼 것이 없어서 그냥 맹물에 간장으로 간을 했지만 어쨌거나 아이는 그 뜨끈한 국물을 맛있게 먹었고

우리 부부도 마찬가지였다. 역시 한국인은 국물의 민족이었다.

그 다음 날은 미역국을 끓여 먹었고 아끼고 아껴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우리의 쏘울푸드, 미역국과 쌀밥

 

소중한 국간장과 참기름


이제 미역국은 우리의 쏘울푸드가 되었고 동남아쌀처럼 길고 찰기가 별로 없지만 냄비밥을 하면
뜨거울 땐 꽤 한국쌀밥 같은 포르투갈쌀은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이 되었다. 나는 내가 빵순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온갖 종류의 빵과 디저트들이 넘쳐나니까 오히려 먹기가 꺼려진다고나 할까.

두 번째로 자주 해먹는 한식은 쌈장으로 끓인 '감자 된장찌개'와 '소세지 양상추 쌈'이다.

감자된장찌개로 한식파티

 

 

이조합도 정말로 내가 좋아하는 조합이다. 포르투갈감자는 여러 종이 있지만 자갈돌같이 동글동글한 것이 있다. 그 감자를 포르투갈인들은 주식처럼 식사에 곁들이는데  그냥 쪄먹어도 맛있다. 그래서 감자와 애호박 그리고 양파를 사서 쌈장으로 된장찌개를 끓이고 소세지와 양파로 밑반찬을 만들었다. 여기서는 삼겹살이 500그램에 채 10유로가 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이라서 가끔 구워 먹기도 하고 쌈장을 발라서 수육을 해먹기도 했다. 하지만 큰 마트에서만 팔기 때문에 삼겹살을 못산 날은 소세지로 대신해서 양상추랑 쌈을 해 먹었다. 쌈장을 바르면 양상추도 상추랑 비슷해진다.

외국에 나가면 평소 먹지도 않던 김치를 담그게 된다던데 아마 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다.
특히 라면을 먹을 때 김치생각이 간절하다. 지금은 지낼 곳이 정해지지 않아서 luggage storage에 맡겨놓은 이민가방에는 엄마가 싸주신 비장의 태양초 고춧가루가 있다. 이것의 봉인을 해제하는 날 무를 사다가 생채 만들기에 도전해 보려 한다. 김치는 아니어도 비슷한 맛이라도 느껴보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랄까.

이게 무슨 마음인지 모르겠다. 못 먹으니까 더 간절해지는 심리 때문인지, 내가 알고 보니 굉장히 한식 입맛이었는지, 내 입은 달달구리를 찾지만 내 몸은 한식을 그리워하는 건지.
그게 무엇이든 사실 그다지 중요치 않다. 포르투갈 음식 중에도 내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꽤 많아서 외식 때마다 나는 만족을 하는 편이고 한국마트나 식당들도 도시마다 있어서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언제든지 만들어 먹거나 사 먹을 수 있다.
그러니 우리 가족이 쫄쫄 굶고 있으리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은 접어두시라. 오히려 두나라의 맛있는 음식만을 골라먹고 있어서 우리는 통통히 살들이 오르고 있으니.


아침식단인 그릭요거트와 블루베리
포르투갈에서 먹은 그릭요거트, 유제품들이 다 싸고 맛있다

 

포르투갈에서는 멸균우유만 판다



https://youtu.be/6IygdJRu2ww

코임브라 서울치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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