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로 이민을 온 데에는 아이의 교육이 큰 이유를 차지했다.
유럽에서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유년시절을 보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포르투갈에 있는 국제학교를 보내기로 했다.
처음 계획은 포르투에 있는 국제학교를 갈 생각이었는데 그곳에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학교를 정하지 않고 직접 현지에 와서 입학가능여부를 알아보고자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방법은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다.
첫째, 현지에 왔다고 해서 큰 이점이 없다.
물론 학교시설과 선생님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수속이나 입학시기등이 크게 빠르지 않다.
면접이나 테스트 일정, 입학수속등은 한국에서도 충분히 진행가능하니
한국에서 알아보고 입학 수속을 마친후에 입국하는 것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입국해서 80여 일간의 대장정을 겪은 후에 내린 결론이다.)
두 번째는 현지에서 준비하는 서류의 어려움이다.
다행히도 리스본 쪽에 만족스러운 학교를 컨택해서 입학확정까지 받고
입학을 위한 서류를 보내야 했는데 그중에 'Student medical form'이라는 서류가 있었다.
한국으로 치면 아이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위급시에 부모연락 및 응급처치를 위한 동의서 같은 것인데
그 안에 주치의 확인란이 있었다. 아직 거주증이 없어서 주치의가 없었던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멘붕이 왔다.
학교에 문의를 했지만 (어디로 가란 말은 없이) 의사의 확인이 필요하다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결국 나는 또 구글에 의지해보기로 했다.
'보건소, 포르투'(이때당시에는 포르투에 머물고 있어서) 라고 검색을 하니 근처에 병원이 몇 개 떴다.
하지만 그곳이 보건소인지, 일반 병원인지가 분간이 되지 않았다.
나는 그냥 그중에서 제일 리뷰평이 좋은 곳에 채팅으로 문의를 했다.
역시나 친절한 곳은 외국인에게도 친절했다. 10분도 되지 않아서 답변이 왔는데,
자기네는 이 서류를 처리해 줄 권한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쉽게 물러나서는 원하는 걸 얻을 수가 없다.
나는 한국에서 준비해 온 '예방접종확인서(영문)'가 있으니 보고
의사가 확인만 해주면 된다고 부탁을 했다.
그러자 담당자가 자기네 웹사이트에 관련서류들을 올려서 문의해 달라는 답변을 받았다.
링크된 사이트에 진료목적과 자료들을 업로드했더니 한 시간쯤 뒤에 메일로 연락이 왔다.
며칠 뒤로 예약이 되었다는 확인 메일이었다. 얼마나 기쁘던지..
멘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물어물어 또 하나의 문제를 해결한 순간이었다.
Clinica Medicado Porto 의원의 검진날에 맞추어서 갔더니 여기 병원은 매우 한산했다.
소아과 담당의사가 나와서 연신 자기 영어가 짧다며 미안하다고 하고는 진료를 봐주었다.
예방접종이 맞게 됬는지를 서류를 보면서 확인해 주었고,
간단하게 문진과 촉진을 몇 가지 하고, 키와 몸무게를 쟀다.
메모지에 키와 몸무게를 써서 사인을 해주었고,
최종적으로 서류에도 코멘트와 사인을 해주었다.
코멘트의 내용은 "~~~, healthy boy"(애석하게도 앞의 내용은 읽을 수가 없다.) 라고
쓰여있었다. 귀여우신 선생님.
어쨌거나 우여곡절끝에 학교에서 요구한 서류들을 모두 완비해서 업로드를 하고
이제 9월 등교만을 앞두고 있다.
평소 아무런 생각이 없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야 준비한 것치곤
나름 훌륭하게 미션을 성공한 것 같아서 나 자신을 칭찬했다.
닥치면 다 하게 되어있고, 두드리면 열리게 되어있다.
그래서 세상살이가 더 재미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https://youtube.com/shorts/jHMOr9FsrlY?feature=share
https://youtube.com/shorts/iFc5LB9HtsA?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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