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에 오면 당연히 Olá 를 제일 많이 쓸 줄 알았다.
제일 많이 들어본 말이기도 하고, 영어의 Hi처럼 쉽게 건넬 수 있으니까.
그런데 막상 여기 와서 보니 Olá 를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생각보다.
여기 현지인들은 Olá 보다는 'Bom dia'(봉 디아, Good morning)과
' Boa tarde'(보아 따르지, Good afternoon)를 정말 많이 쓴다.
아침에 누군가를 길에서 만나거나, 마트에서 계산을 하려고 할 때,
아침나절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시작할 때는 무조건 Bom dia를 써야 한다.
그리고 오후에는 당연히 Boa tarde인데 그 시간대가 좀 재미있다.
우리는 오후시간이라고 하면 당연히 12시부터 오후 6시 나절일 거라 생각하지만
해가 긴 이곳은 오후 2시 정도까지도 아침인사를 건넨다. 왜냐하면 이들의 점심식사시간이
거의 12시 반부터 2시 반까지 정도이기 때문이다. 12시 점심도 사실 대단히 이른 편이다.
대부분의 식당이 12시쯤 문을 열고 한시가 넘어서야 사람들이 북적이기 시작한다.
그러니 당연히 저녁식사시간도 늦다. 밤 8시 반이 넘어서야 조금 어둑어둑해지다 보니
사람들은 8시쯤에도 보아 따르지~라고 인사를 건넨다.
사실 나는 Good evening에 해당하는 Boa noite는 현지에서 들어본 적이 없다.
밤에 거의 나가질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들이 심야가 되어서야 그런 인사를 건네는지
아예 Boa noite는 쓰질 않는지는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이들의 인사법을 파악한 뒤에는 우버를 탈 때 가끔 봉 디아를 외치곤 하는데
받아주는 이들도 있지만 그냥 영어로 대답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나라 사람 같으면 외국인이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면 한 번쯤
"와, 한국말 잘하시네요?"라고 칭찬을 건넬 법 한데, 여기 사람들한테서는 그런 얘길
들어본 적이 없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 봤는데, 일단은 이들이 나의 발음을 잘 못 알 듣는다는 것이다.
사실, 여기 사람들과 우리의 발음은 대단히 차이가 많이 난다. 영어로 이들과 대화를 해보면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가 있다. 그래서 가끔 아주 쉬운 단어도 서로 못 알아들을 때가 있다.
그렇다 보니 내가 아무리 봉 디아를 정확하게 구사했다고 해도 이들이 내가 그걸 말했다는 걸
알아듣지 못했거나, 아니면 아예 기대를 안 했거나 둘 중 하나 일 수 있다.
어쨌거나, 포르투갈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누군가를 만났거나 마트에 들어가서 계산을 할 때,
"봉 디아~" 아니면 "보아 따르지~"를 외치면 포르투갈어할 줄아느냐는 듯 쳐다본다.
그렇다고 너무 또박또박 발음을 할 필요는 없고 그냥 무심하게 흘리듯이 해주면 된다.
내가 외국인이니까 나에게는 큰 기대를 안 하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꼬박꼬박 웃으면서 인사를 건네면 그들도 미소로 답을 해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람들과 그런 인사를 잘 주고받지 않지만 여기서는 그런 인사들이 꽤 중요하다.
문자를 주고받을 때도 꼭 앞에 인사말을 붙인다.
Good morning이나 Good afternoon. 을 쓰고 본론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너무 직설적이고 예의 없게 보일 수가 있다.
이메일에서는 "I hope this mail finds you well."이라는 문구를 정말로 자주 쓴다.
처음에 인사를 하고 관용구처럼 써주면 좋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꼭 들어가는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친하거나 영어가 별로 능숙지 않은 상대에게는 생략을 하기도 한다.
확실히 현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이들의 인사법이 내게는 그랬다.
또한 빨리 포르투갈어를 배워서 인사말 이외의 소통도 가능해졌으면 좋겠다.
(물론 시간이 좀 걸릴듯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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