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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생활

Hoje, 포르투갈 49. 포르투갈에는 소포 보내지 마세요(feat. CTT우체국)

by 호재 유럽 2024.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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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 와서 이런저런 일들을 많이 겪었지만 어떤 일들은 허허 웃어넘기고,

어떤 일들을 복장 터지는 답답함을 느끼기도 하고, 

그래도 진심으로 분노를 느꼈던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내가 살던 곳이 아니고 문화나 시스템이 다르니 최대한 이해를 하고자 했고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진심으로 빡쳤던 순간이 딱 한번 있는데 그건 한국에서 보내온 소포가 반송된 일이었습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뭐가 문제인가 잘 모르실 것 같은 분들을 위해서 제가 겪었던 일을 공유해 드립니다.

 

끝에 나름의 해법도 생각해 보았으니 잘 읽어주세요.

그래야만 뚜껑 열리는 빡침을 피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지금도 스멀스멀 올라온다.... 심호흡~~)

 

포르투갈 도착및 통관을 진행하라는 안내문자

 

사실 저는 작년에 이미 EMS가 반송이 되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아이의 한영사전이 필요해서 긴급히 요청을 했는데 두 달 동안 연락도 없더니 그냥 반송이 되어버린 겁니다.

그때는 위와 같은 문자도 받지 못했고 포르투갈 번호로 몇 번 부재중 전화가 왔지만

제가 받지 못해서 그게 그 연락이었나 싶은 마음으로 그래서 반송이 되었구나 하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우체국 EMS는 반송료가 따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때의 경험으로 뭘 보내면 안 되겠다는 걸 심각하게 느꼈어야 했는데 너무 간과했던 게 화근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아이가 읽을 만한 한글책이 필요해서 제일 싼 선편으로 소포를 보내달라고 했습니다.

중고책이고 겉으로 봐도 별로 새책 같아 보이지 않으니 별 문제없겠지 했던 겁니다.

 

그런데 포르투갈은 배로 운반하는 선편은 없고 항공소포만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 중고책 몇 권과 애착인형 몇 개를 포장해서 4월 3일 부치게 됩니다. 

우편료는 23만 원이나 나왔네요. (눈물만 납니다. 이유는 아래에......)

소포는 무사히 포르투갈에 도착해서 4월 30일까지 통관신고를 하라는 문자를 받았습니다. 

 

구글에서 싸이트 찾는 것도 힘들다

 

문자에 있는 링크를 타고 들어갔지만 통관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사이트로 연결되지 않습니다. (어쩜 당연하게도...)

결국 구글에서 ctt관련 사이트를 여기저기 들어가서 겨우 ctt회원가입을 하고 통관신고를 하는 사이트로 들어갔습니다.

 


통관신고를 하다 보면 저렇게 상업용과 비상업용을 체크하게 되어있습니다.

저는 당연히 누가 봐도 너무 중고물품이었기 때문에 그냥 비상업용이라는 것에 체크를 하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이 당연시했던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통관이 거부된 이유

 

4월 16일에 온라인으로 통관신고를 했는데 4월 17일에 제출된 정보가 거부가 되었다면서 누락된 정보를 다시 작성하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저는 중고물품인데 그 가격이나 가치를 증빙할만한 서류가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그다음 날 발생했습니다.

 

갑자기 4월 18일에 더 이상 통관절차를 진행할 수 없으니 원산지로 반송을 한다는 것, 그리고 이 사항이 변경될 수 없다는 메일을 또 받은 겁니다. 

 

이때부터 뚜껑이 열렸습니다. 분명 4월 30일까지만 통관신고를 하면 된다고 문자를 보내놓고서 통보를 한지 하루 만에 보완할 시간도 주지 않고 그냥 반송을 한다뇨. 

 

더 열받는 건 항공소포의 경우 반송이 되면 보낸 비용만큼 반송비용이 발생을 합니다. 

중고책과 애착인형 한번 보냈다가 50만 원가량을 통째로 버린 셈이 된 거죠. 

 

저는 안 되겠다 싶어서 근처 우체국으로 달려갔습니다. 

직접 사람을 보고 말하면 해결책을 주지 않을까 싶어서였죠. 

하지만 그것도 저의 오산이었습니다. 

 

ctt직원들은 온라인만큼이나 불친절했고 자기들은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고

그저 고객센터로 연락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직원들의 불친절은 이제껏 봐온 것 중 최고였고 

왜 ctt평가가 최악인지, 왜 리뷰에서 깊은 빡침이 느껴졌는지를 이해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고객센터에도 전화를 해서 잠깐 기다리라는 말에 30분간을 기다린 끝에

세관에서 결정한 일이라 자기네는 해결해 줄 수 없다는 허무한 답을 받았습니다. 

 

결국은 반송된 소포

 

결국 소포는 6월 5일에 한국으로 돌아갔다는 허무한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ctt 게시판에 왜 4월 30일까지 신고를 하라고 해놓고서 4월 17일에 갑자기 통관이 불가하다는 통보만 하고 반송을 했는지, 이 반송에 따른 반송비를 너네에게 청구하겠다는 민원글을 올렸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나서 제가 느낀 것은 일단 한국에서 무언가를 소포로 받는 일은 안 하는 게 낫겠다는 결론입니다.

간혹 온라인 전에 오프라인 서류로 신고를 할 때는 나에게 소중한 개인물품이라는 것을 구구절절 편지 쓰듯 써서

제출했더니 통관이 되었더라는 글도 읽어 보긴 했지만 지금도 통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저 역시 아이의 물건이고 모두 오래전에 지인에게서 받은 중고책이라는 것을 직접 써서 PDF로 첨부를 하면 되었을까

이제 와서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하지만 해외 직구물품에도 소소한 세금을 부과하는 포르투갈의 세관 관행을 봤을 때 

웬만한 물건은 차라리 여기서 사는 것이 더 낫고 개인적으로 의미가 있는 물건들은 

이민가방에 직접 들고 오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포르투갈에서 오래 산 지인의 말로는 UPS를 통하면 반송 없이 소포는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경우에도 세금은 발생하는데 그 자리에서 세금을 내면 소포는 배달받을 수 있다고 하네요.)

특히나 ctt를 통해서는 중요한 물건은 보내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처럼 이유도 못 듣고 반송되거나, 분실이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아니면 굳이 소포를 받으셔야 하는 경우, 통관절차 결코 만만하게 보시면 안 됩니다.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시고 최대한 이게 상업용이나 가치가 많은 물건이 아니고

개인적으로 쓰던 것이라는 것을 최선을 다해서 증빙하셔야 합니다. 

(ctt 게시판에는 애가 쓰던 낡아빠진 인형까지 뺏어가야 했냐는 둥, 세금 받아서 잘 먹고 잘살라는 둥

저와 비슷한 사연으로 악담을 퍼붓는 리뷰가 넘쳐납니다. 동병상련을 느낍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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