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유튜브에서 한국 관련 영상을 보다 보면 한국에 와서 놀라는 것 중 꼭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거리가 대단히 깨끗하다는 것.
하지만 그곳에서 살고 있을 때는 실감하지 못했다.
뭐가 그렇게 깨끗하다는 거야, 좀 호들갑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리스본에 살다 보니 한국거리가 정말로 깨끗했구나 매일 느끼게 된다.
쓰레기는 정말로 곳곳에 널려있다.
아파트 단지내 화단, 이쁘게 핀 꽃들 사이사이, 도로변 가로수밑에, 건물 앞에는 주로 담배꽁초가 수북하다.
(진심으로 치워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대체 왜 이렇게 지저분한가 생각해 보니까 아파트 단지 같은 경우는 따로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
관리비를 내긴 하는데 건물내부만 청소할 뿐 외부는 아무도 관심이 없다.
화단의 잔디는 주기적으로 깎던데 쓰레기는 보이지가 않는지 매번 그대로 방치하는 듯하다.
쓰레기를 처리하는 청소부들도 청소통만 비워갈 뿐 거리에 날리는 쓰레기는 일일이 치우지 않는다.
거리 곳곳에 쓰레기통과 재활용통은 많이 있는데 오히려 그게 이런 혼돈의 주범인 것 같다.
바람이 자주 부는 리스본에는 쓰레기통을 잘 닫아두지 않으면 작은 쓰레기들이 바람에 날리고
거리 전체가 쓰레기통이 돼버리고 마는 악순환을 겪는 것이다.
재활용쓰레기를 버리는 날도 정해놓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그냥 버릴 수 있기 때문에
늘 쓰레기통 주변은 각종 쓰레기가 넘쳐나고 가끔 파업을 한다고 수거를 안 하기라도 하면
진짜 쓰레기 천국이 된다.
그럼 근처 가게주인이라던지 주민들이라도 치우면 되는데 진심 아무도 거리의 쓰레기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쓴다. 마치 그렇게 쓰레기가 나뒹구는 풍경이 당연하다는 듯.
여담이지만 반려견 배설물도 잘 처리하지 않는다.
여기도 반려견을 키우는 집들이 많은데 그런 것에 비해서 배설물을 치우는 견주는 손에 꼽을 정도.
아침마다 산책을 시키는 반려견들이 길 가운데 실례를 해도 그냥 가버린다.
그래서 인도에도 반려견 배설물들이 자주 목격된다. (발밑을 조심해야 함!!)
공공질서에 대한 인식이 엄격하지 않고 주변에서 뭐라는 사람들도 없으니
그냥 다들 쉽게 버리고, 싸놓고 가버리면 그만이라는 생각들이 있는 것 같다.
주로 이런 쓰레기통들이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데 파란색은 종이류를 넣고, 노란색은 플라스틱(멸균우유팩)과 비닐, 캔까지 넣으면 된다. 또한, 초록색통은 유리, 유리로 된 술병,음료수병들을 넣는다. 회색통이 일반 쓰레기를 검정봉투에 담아서 버리면 된다. 재활용쓰레기를 어디에 넣을지 모르겠다 싶으면 제품의 옆면 또는 상품의 포장지를 보면 된다.
한국에 비해서 거리에 쓰레기통은 많은 편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우리는 쓰레기통이 없으면 가방에 넣어서 집으로 가져오거나
쓰레기통을 찾아서 버리는 반면
이들은 쓰레기통이 있으나 없으나 그냥 편하게 버린다고 해야 할까?
물론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그럼에도 왜 외국사람들이 한국 거리를 보고 놀라는지는 이제 확실히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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