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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생활

Hoje, 포르투갈 50. 날이 좋으면 빨래를 널어요

by 호재 유럽 2024. 6.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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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는 흐린 날이 많았는데 이번주에는 날이 좋습니다.

해가 반짝 뜨는 날은 빨래를 돌려서 햇볕에 말려요.

 

여기서는 해가 나고 바람이 부는 날이 많아서 야외에 빨래를 널면

반나절이면 기가 막히게 마릅니다.

 

일광건조의 맛을 한번 보고 나서는 해만 나면 빨래 돌릴 거 없는지 찾을 정도예요.

다들 저 같은 생각인지 빨래를 널려고 창문을 열면 윗집이나 아랫집에서도

문을 여는 소리가 들립니다. (찌찌뽕....ㅋㅋ)

 

해떴다! 빨래 널자!!

 

 

특히나 저희 윗집 아주머니는 일광건조를 아주 사랑하십니다.

매일같이 수건이며, 이불들을 널어놓으시죠.

창문으로 이불이 귀신처럼 나부낄 때는 좀 무섭기도 했지만

뽀송뽀송한 이불속에 누워있는 느낌 아니까~ 이해해 드리는 걸로...ㅎㅎ

 

 

빨래 널때마다 무섭지만, 포기할 수 없는 일광건조의 유혹

 

여기서는 아직도 사람들이 빨래를 밖에 너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 모양을 보면

나라마다 특징이 나타나는 것 같아서 재미있어요.

여기서는 바지나 옷을 거꾸로 넙니다. 

 

바지는 바짓단을 빨래집게로 집어서 너는 식이죠.

왜 이렇게 하나 봤더니 허리 부분이 좀 두꺼워서 늦게 마르는 탓도 있고

또 빨래집게 자국이 나서 그런 것 같기도 해요.

어떤 집은 옷들을 죄다 뒤집어서 말리는 집도 있고요.

 

수건도 반을 접어서 너는 것이 아니라 거의 끝부분을 집어서 넙니다.

바람이 많이 불다 보니 반을 집어서 널면 뒤집어져있거든요.

나름의 이유와 과학이 숨겨진 방법이라 집집마다

빨래 널어놓은 것을 관찰하는 것도 재미있답니다. 

 

또한 그 집의 패션 스타일이나 형편까지도 알 수 있어요.

TMI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빨래 널 때 저 집에 저 사람이 살았구나

하면 프라이버시 노출까지도 걱정이 되지만

그런 거 다 생각하면 어떻게 사나요..

 

가뜩이나 동양인이 별로 없는 동네라서 주목을 받는 마당에

그냥 다 알겠거니 아니면 아무도 관심 없겠거니 하면서 살수밖에요.

스토커가 아닌 이상 세상사람들이 내 일거수일투족을

주목하고 있는 건 아닐 테니까요. ㅎㅎ

 

그래도 한 동네에서 오래 살다 보면 이래저래 누가 어디 사는지는 알게 되기 때문에

웬만하면 친절한 인상을 주는 것이 좋겠죠. 

 

엘리베이터에서 인사를 한다던지, 현관문을 나갈 때 뒷사람을 위해서 잡아준다던지,

나이 든 사람들에게 순서를 양보한다던지 하는

전 세계에서 통용되는 매너들은 어디에서나 통하는 것 같아요.

 

결국 인간은 기본적으로 다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사람들이라고 사고방식이나 감정들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내가 생각했을 때 좋은 것을 주면 대부분 다 좋아합니다. 

그게 다른 나라에서 말도 통하지 않을 때 취할 수 있는 

제일 좋은 행동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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