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시작되었는데도 리스본은 낮에는 아직도 30도를 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아침에는 확실히 선선해서 반팔옷만 입기엔 서늘한 기온이지만 낮에는 여름처럼 따가운 햇살이 여전하다.
확실히 한국보다는 여름이 길게 이어지는 느낌이다.
여기도 주말에 비가 오고 나면 기온이 내려간다고 예보되어 있으니까 선선해질 날씨를 기대해 본다.
유럽사람들에게 햇살이 내리쬐는 날씨는 언제나 옳아서 덥거나 말거나 그냥 좋아하는 듯 하지만
확실히 동양사람들은 태양빛을 쬐는 것에 익숙치 않은 듯하다.
(길에서 모자, 특히 챙만 있는 선바이저나 햇빛차단 팔토시를 하고 있는 사람을 만난다면
100프로 동양인, 그중에서도 중국인이다.)
예전에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햇살은 좀 차단을 해줄 필요가 있을 만큼
강렬한 게 사실인데도 이곳 사람들은 햇빛을 가려야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듯하다.
따가운 햇살에 피부가 늘어지고 주근깨 같은 잡티가 가득해도 그들은 태양아래 있는 것을 사랑한다.
나코에스공원 벤치에 낙엽이 가득하다.
이날도 마트에서 물건을 사 오다가 너무 더워서 쉬어가려고 앉은 건데
풍경이 너무 한가을 같은 모습인 것이 신기했다. 이 낙엽들은 대체 언제 떨어진 걸까?
혹시, 지난가을에 떨어진 걸 아직 안치운 건 아닐까?
(이들의 일처리속도를 고려해 본다면 가능성 있는 추측이다)
기온은 32도인데 이런 가을가을한 풍경 속에 앉아 있으니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다가올 가을을 미리 체험해 보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리스본의 가을은 어떤 모습일까? 너무 궁금하다.
얼마나 기온이 내려갈지, 사람들은 어떤 옷을 입고 다닐지,
가을에 이곳 사람들은 어떤 음식들을 먹을지 등등.
이곳에서 맞게 될 가을과 겨울, 또다시 돌아올 봄과 여름이 기다려진다.
이런 성격에 사시사철 같은 계절인 나라에 살았으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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