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이는 포르투갈에 있는 국제학교에 2년째 다니고 있어요.
아직도 적응 중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2년이 지나가다 보니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던 경험들이 꽤 익숙해졌는데요
한국과는 조금 다른 국제학교의 분위기와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해요.
유럽에 있는 국제학교라는 점, 제가 개인적으로 느꼈던 의견이라는 것을
참고하고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1. learner led conference
conference라 불리는 이 거창한 행사는 사실 한국에서의 참관수업 같은 행사랍니다.
주로 아이들이 한 해 동안 배웠던 학습결과들을 부모들에게 각자 발표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죠.
그렇다고 앞에 나가서 발표하는 것은 아니고 각자의 자리에서 한 해 동안 했던
결과물들(노트필기, 프로젝트 등)을 아이들이 부모들에게 설명을 하는 자리예요.
아이들이 각자 부모들에게 자신의 학습결과물들을 이야기하는 자리라서
선생님과 대화를 할 일은 별로 없습니다. (다행...ㅎㅎ)
올해는 부모와 함께 만들기 수업을 진행했어요.
저는 아이들이 팀을 이뤄서 하는 걸 보는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이와 부모가 한 팀이 되어서 작품을 만드는 거더라고요.
선생님이 수업이 어떻게 진행될 거라고 메일을 보내셨는데 제대로 읽지 않은 불찰로
시간 내에 만들기는 실패....ㅠㅠ
항상 선생님이 보내주시는 메일을 꼼꼼히 읽어서 행사에 대해서 파악을 하셔야 하고요
이렇게 만들기 수업을 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만들 것인가와 준비물도 완벽하게 준비하시면
좋습니다.
콜로세움과 파르테논신전 만들기였는데 다른 학부모들은 인터넷에서 그림까지 출력해 와서
열심히 만들더라고요. (거의 부모 만들기 수업이었다는....)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작년 같은 경우는 코멘트를 쓰라는 종이를 나눠주셨어요.
갑작스럽게 영어로 적으라고 해서 식은땀을 좀 흘렸어요..ㅎㅎ
나중에 아이들에게 읽어준다고 conference에 대해서 아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코멘트를 쓰라고 할 수 있으니 미리 준비를 좀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2. 연말 play/musical performance
크리스마스 브레이크 전에는 주로 연극이나 뮤지컬 공연을 해요.
9월 학기가 시작하면서 연습을 하기 시작해서 크리스마스 브레이크전에
공연을 하죠. 이 공연은 primary school 학생들이 주로 합니다.
공연이라고 한국처럼 고컬을 기대하시면 안돼요..ㅎㅎ
여기서 이런 공연을 중요시하는 이유는 협동과 참여를 가르치기 위함 같아요.
그래서 하는 아이들이나 보는 부모들이나 공연의 질에 관해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참고로 공연이 시작되면 다들 자기 아이들 사진 찍고 동영상 찍는데만
관심이 있어요. ㅎㅎ
그리고 무대 위 아이에게 손 흔들어 주는 것이 행사참여의 주된 목적이랍니다.
부모님들은 학교행사라서 dress up 하고 오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냥 캐주얼하게 입고 오는 사람도 많고 아무도 신경 쓰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또한, 꽃다발 이런 것도 아무도 준비하지 않아요. ㅎㅎ

3. 선생님 상담, 각종 체육대회
1년에 한 번 선생님 상담 시간이 있어요.
선생님의 성향에 따라서 대면이나 온라인으로 진행이 되는데요
요즘에는 주로 온라인상담을 선호하신답니다.
시간은 한 15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선생님이 뭔가를 먼저 이야기하기보다는 궁금한 것을 물어보라고 하시기 때문에
미리 질문들을 준비하셔야 돼요.(이건 한국이랑 비슷합니다.)
체육대회도 한 번씩 하는데 한국의 운동회 같은 행사고요
다 같이 즐긴다는 분위기로 진행이 됩니다.
부모들도 같이 뛰어야 하는 종목들이 많아서 운동에 자신 없는 부모님들은
나름 또 부담이...(저 같은 사람이죠......ㅎㅎ)
제가 요즘 느끼는 건데 국제학교 학부모들이 의외로 영어가 아주 유창해요.
(물론 유창한 사람들만 나와서 이야기를 하는 것일 테고, 저처럼 유창하지 않은 사람들은
음지에만 있는 탓이겠지만...ㅎㅎ)
거의 네이티브 수준들이 대부분이라 상대적으로 위축이 될 때가 많더라고요.
이민생활에서 어학이 큰 부분이긴 하지만 요즘 들어 그 중요성을 더 느끼고 있어요.
국제학교에서는 학부모와 교사 간의 소통할 자리도 많기 때문에
영어 공부는 필히 아주 많이 하고 오시기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영어공부 안일하게 생각하고 와서 하지 뭐 했다가 크게 후회하고 있는 1인.....ㅠㅠ)
참고로 출석체크나 규칙 같은 것은 상대적으로 좀 느슨한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아파서 빠지게 되거나 이런저런 지켜야 할 규정들이 좀 strict 하다면
이곳은 여지가 많이 있다고 할까요?
특히 출결은 선생님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으시고 당연히 성적에도 표함 되지 않고요
아프면 나을 때까지 나오지 말라는 분위기랍니다. (사유만 잘 적어서 내면 끝이죠...)
확실히 이곳이 유럽이고 또 세계각지에서 온 학생들이 모여있는 국제학교다 보니
분위기도 한국의 학교랑 다른 점들이 많이 있어요.
이런 다름을 경험하는 것도 큰 배움이다 생각하게 되네요.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이만 마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